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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리뷰

스웨터

스웨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글렌 벡 (웅진지식하우스,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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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 일이 있다.

전철에서 무가지(메트로, 포커스, 7AM, 등등등)을 읽지 않기로 한 스스로의 다짐.

몇칠전에는 나름의 규칙을 깨고 포커스를 집어 들었다. 평소에 보던 책을 안가지고
서둘러 회사를 향하다 보니 문자결핍증에 걸릴것 같아서 활자로 된 그 무엇을 찾다가
포커스를 선택했다.

기사는 뭐 인터넷이든 사람들의 대화속에든 모두 알만한 내용들이라 건너뛰고 있는데
우연히 광고하는 "따뜻한 책" 스웨터를 보았다.

책표지가 너무 마음에 든다. 왠지 훈훈하고 포근하고 그런 느낌이 물씬 든다. 그래서
지체없이 회사 컴퓨터를 켜자마자 도서를 주문하고 오늘 받았다. 아 대단한 대한민국
아침에 주문하면 저녁에 도착한다. "빨리 빨리" 신화의 순기능? 인가.

무튼 아직 읽지 않고 가방속에 다소곳하게 담겨 있다. 순서가 밀려서..ㅎㅎ
차례가 오면 읽고 그 따뜻한 마음을 다시 전하리라.

드디어 다 읽었다.

孝가 생각이 났다. 어이없게도
또 떠오른건 수욕정이풍부지 [樹欲靜而風不止, 풍수지탄]  라는 용어.

전철을 타고 통근하면서 눈물이 날것 같았다. 좀만 정신줄을 놓았다면 눈물이 흘렀으지도 모른다.

에디는 12살 짜리 철없는 소년이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와 살고 있다.
그에게는 한없는 사랑을 나누어 주시는 엄마 이외에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시다.
크리스마스에 꼭 받고 싶은 선물은 삐가번쩍한 자전거였는데 그에게 돌아온 것은
그의 기대와는 가장 먼쪽에 위치한 손을로 만든 "스웨터"였다.


이렇게 시작된 글속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고 앞으로도 별다른 일이 없는 한
그렇게 살아갈 나에게 가슴속에 비수처럼--그렇지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
충격으로 결말을 맺은 이 책은 작은 설레임을 주었다.

부모님의 존재에 대해서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것에 대한 새로운 고마움
을 느끼게 해 준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고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그 존재의 의미조차 생각하지 않았던 존재에
대한 고마움.

숲에 있지만 나무만 보고 사는 삶속에서 이제 숲을 보고 나무를 보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당위를 갖게 한 책이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몰입해서 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루에 한시간도 채 시간을 할애하지 못해서 여러날이 걸려서야 겨우 다
읽을 수 있었다. 
 
대가를 받은거 같아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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